요코하마에서 쓰는 가을 편지
이승민
요코하마 해변에 가을꽃과 함께 나들이 나왔습니다
억새풀 머릿결에도 고운 가을이 왔네요
황금빛 잎새들의 감미로운 노래
물새들의 즐거운 유희
정다운 햇살 손을 잡고 해변공원을 산책합니다
상냥한 바닷바람은 야생화에 키스를 하고
저마다의 색으로 핀 꽃들의 향기가 부드럽습니다
꽃잎에 감싸인 착한 가을의 소리
코스모스는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아롱새롱 웃습니다
항구의 유람선을 따라 갈매기들 춤추고
파도는 반갑게 달려와 내 마음에서 숨바꼭질하네요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물보라를 맞으며
반짝이는 해변길은 꿈길로 이어집니다
꽃무릇 머릿결에 단풍잎 하나 꽂아줄까
청순한 산빛 같은 가을이야기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홍빛 추억 바닷가에 시가 내리고
저 수평선 너머 고향산천
그리움 바구니에 한 떨기 무궁화꽃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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