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되는 시간에 택시들만 ‘살판’
[로컬세계 오영균 기자]“대전컨벤션센터로 가는 버스는 도대체 언제 오나요?”
대전컨벤션센터와 ICC 호텔 등을 찾는 외지인들과 시민들이 대전의 대중교통정책이 형편없다고 불평한다. 시내버스의 평균 배차간격이 긴데다 이마저도 지연되면서 주말의 경우 시간당 두 대꼴로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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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번 버스. 버스안내시스템에서 오룡역 사거리에서 15분 후 도착예정이라고 했지만 21분이 걸렸다. 오영균 기자. |
수도권 등에서 대전을 찾는 대다수의 외지인들은 철도를 이용한다. 이들은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의 길찾기로 경로를 탐색한다.
10여개의 경로 중 도시철도로 정부청사역까지 이동한 뒤 4번 출입구에 바로 인접한 버스정류장에서 618번을 이용하는 게 가장 빠르다. 대략 35분 가량이 걸리고 초행길에 도보로 이동하는 시간이 거의 없어 외지인들도 쉽게 이용한다.
하지만 618번 버스의 배차간격이 너무 길고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아 예상시간 35분이 50분 가량으로 늦어지는 게 문제다.
정부청사역 버스정류장 안내문에는 618번의 배차간격이 평일 평균 16~18분, 주말 20분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 평일과 주말의 낮 시간대 배차간격을 재본 결과 평일에는 20분이 넘는 경우가 허다했고 주말은 27~28분 가량 나왔다. 심한 경우 30분대를 찍는 경우도 있었다.
주말 서울에서 결혼식 하객으로 ICC 호텔을 찾은 시민들은 “군 단위 버스를 보는 것 같다”, “인터넷으로 최단 시간 길찾기라고 했는데 버스정류장에서만 25분을 허비했다” 등의 불만어린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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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역 버스정류장 인근에 택시 4대가 불법 주·정차 단속 현수막 앞에서 주차대기하고 있다. 오영균 기자. |
택시기사들은 ICC 호텔 등을 찾는 시민들 때문에 이 곳에 주차한 채 대기한다고 한다. 이들은 정부종합청사 버스정류장과 DCC 일원을 ‘뺑뺑이’ 돌고 있는 셈이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날에도 버스정류장에서 618번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시계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다 지쳐 택시가 세워진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좋은 일로 대전을 찾은 이들이 ‘군 단위보다 못한 대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대전이 왜 대중교통보다 승용차를 많이 이용하는 도시인지 대전시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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