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경찰서 형사과 실종수사팀 관계자들이 지난 4일 오후 8시쯤 56년 전 5살 때 헤어진 정숙씨(가명, 61세)의 친언니를 찾기 위해 영상회의 전용 줌(zoom)을 통해 ‘온라인 상봉회’를 진행하던 중, 어릴 적 가족관계 기억을 더듬어 혈육임을 확인한 자매가 울먹이는 장면을 형용할 수 없는 감격어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부산진경찰서 제공

[로컬세계 부산=맹화찬 기자]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8시쯤 ‘56년 만의 자매 상봉’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7월 30일 정숙씨(가명, 61세)는 56년 전 5살 때 헤어진 가족을 찾고 싶어 부산진경찰서 실종수사팀에 본인의 유전자를 등록했다.
 

그후 최근 어느 날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정숙 씨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실종수사팀 김동희 경장이 이달 초 전국의 실종신고 중 정숙 씨의 신고 내용과 유사한 내용을 찾던 중 어렸을 적 잃어버린 동생 ‘연경’을 찾는 신고(2021년 10월 5일자)를 발견했다.
 

‘연경’은 정숙 씨의 어렸을 적 이름이었고 신고자는 정숙 씨가 절대 잊지 못했던 언니 연숙(가명, 65세)의 이름이었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부산진경찰서는 언니 연숙 씨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56년 세월이 묵힌 그리움에 눈물을 쏟아내는 두 신고자에게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한 달여의 시간은 가혹하기만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실종수사팀은 온라인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 56년 전 기억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지난 4일 오후 8시 영상회의 플랫폼 줌(zoom)에서 마침내 ‘온라인 상봉회’가 열렸다.
 

언니보다 4살 어렸던 정숙 씨가 먼저 56년 전 기억을 소환했다.
 

언니와 나눴던 얘기들,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장소, 남동생과 사촌오빠 이야기를 하며 두 사람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언니 연숙 씨가 말했다.
 

“생각보다 기억을 많이 하고 있네요... 제 동생, 동생, 틀림없는 제 동생이 맞습니다.”
 

자매가 56년 만에 화상으로 얼굴을 마주한 ‘온라인 줌 상봉’이 결실을 맺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정숙 씨는 “언니를 만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경찰관들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실종수사팀 관계자들도 하나 같이 ‘가족상봉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부산진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작년 7월 30일 실종 업무를 형사과로 이관한 이후 사소한 사안도 허투루 수사하지 않고 심혈을 기울여 총력대응‘을 하고 있는데, 작은 정성이 기적을 불러온 것 같다”며 “수십 년 전 잃어버린 저의 가족을 찾은 것처럼 기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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