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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슬기 씨가 서울경기굿을 진행하면서 굿춤과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이승민 도쿄특파원)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지난 2일과 3일, 재일교포 무용가들이 도쿄의 우메와가노악당(梅若能楽堂)에서 한국전통무용 한마당을 열어 신명나는 굿판을 벌였다. 도쿄에서 한국의 여러 굿공연은 처음 있는 일이다. 공연 첫째날은 서울경기굿과 서도배뱅이굿을 벌였고 둘째날은 진도 씻김굿을 펼쳤다.
첫째날 제1부 첫순서로 유경화 무용가가 출연하여 사뿐사뿐 승무를 춤췄다. 치마저고리에 장삼을 걸쳐 입고, 가사를 두르고, 머리에는 고깔을 쓰고 춤을 추는 모습은 고요함을 넘어 적막했다. 염불장단에 맞춰 합장하면서 시작한 춤이 절정에 다다르자 준비된 북으로 다가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한국장단 북을 치고 두드렸다. 승무와 북춤의 연결이 이채롭고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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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무용가 유경화 씨가 승무를 춤추고 있다. |
이어서 김미복 씨가 치마저고리를 화려하게 차려 입고 출연하여 덩더쿵 덩더쿵 장구춤을 췄다. 허리띠로 치마를 동여매고 장구를 어깨에다 비스듬히 둘러맨 모습은 일본인들에게 색다른 아름다움이었다. 흥겹게 장구를 치면서 무대를 돌기도 했고 여러 장단에 따라 조용하게 사뿐사뿐 발을 옮기기도 하며 춤을 추었다.
또, 한국에서 초빙한 최경만 명인이 출연하여 서도소리의 대표곡 ‘수심가’를 피리로 연주했다. 피리소리로 잔잔하게 무대를 채우자 서도소리 유지숙 명창이 ‘산염불’을 부르면서 무대로 걸어나왔다. 관객들은 한국의 애절한 피리소리와 ‘산염불’ 노래의 조화로운 음향의 맛깔스러움에 한껏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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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복 씨가 치마저고리를 화려하게 차려 입고 출연하여 덩더쿵 덩더쿵 장구춤을 추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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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최경만 명인이 피리를 연주하고 서도소리 유지숙 명창이 산염불을 부르고 있다. |
이어 무용가 변인자 씨는 화려한 한복을 입고, 쪽머리에 비녀를 꽂고, 쪽두리에 아름다운 부채를 들고 나와 나비처럼 춤을 췄다. 부채의 우아한 선을 펴고, 접고, 돌려가며 약동감 넘치는 부채선을 무대 공간에 펼쳤다.
신금옥 무용가는 애잔하면서도 고요하게 살풀이춤을 추었다. 쪽머리에 비녀를 꽂고, 하얀 치마저고리에 손에는 하얀 천을 들고 한걸음 한걸음 슬픔을 춤으로 승화시켰다. 한국 예술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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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무용가 변인자 씨가 부채춤을 추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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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무용가 신금옥 씨가 살풀이춤을 추고 있다. |
제2부에서는 신명난 한마당 굿판이 벌어졌다. 특히 서울경기굿과 서도 배뱅이굿 공연은 인간의 원초적인 삶과 죽음 그리고 사자의 극락왕생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했다. 일본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굿춤이어서 관심이 깊었다.
둘째날 1부는 신금옥 무용가의 동초숙원춤, 김미복 무용가 태평가, 김유리, 성슬기 명창들의 경기 서도민요, 유경화 무용가는 진도북춤, 변인자 무용가는 살풀이춤을 추었다.
2부 에서는 진도 씻김굿을 펼쳐보여주었다. 이번 굿 공연은 굿판의 여러 순서들을 대신하는 굿춤과 노래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서도소리 김유리, 경기소리 성슬기, 남도소리 장서윤이 굿무대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각각 굿춤 의상을 입고 무대에 출연하여 발디딤새 손놀림새 몸굴림새 등 신명나는 신춤을 추고 신의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한국에서 국악인 악사들도 초빙되었다. 해금 이동훈, 대금 원완철, 피리 이호진, 아쟁 윤서경, 거문고 이재하, 타악 박종훈, 김승태, 윤재영 등이 출연하여 한국의 전통적인 악기소리를 아름답게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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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씨가 굿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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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슬기 씨가 굿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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