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사측 요구사항
△즉각적인 공사중지명령 또는 건축허가 취소
△사찰 및 동네주민 폭우피해 즉각배상
△사찰 뒤편에 설치된 경사도 50%, 폭 2m, 길이 70여m 정도의 보행자통행로와 아파트단지 사이에 배수로 설치할 것
△사찰 아래편에 위치한 경사각 40%, 폭 2m, 길이 50m 정도의 보행자통행로 확장
△사찰 아래편 보행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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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 초읍동 무량사 무량스님을 비롯한 승려들과 신도 등 20여명이 9일 오후 부산진구청 앞 광장에서 ‘부산진구청 초읍원당골 한동건설아파트 건립공사 즉각 중지명령 내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목탁을 두드리고 징을 치며 2시간 동안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
[로컬세계 부산=글·사진 김의준 기자]부산지역 불교 승려와 신도들이 9일 부산진구청 정문 앞에서 지난달 하순 폭우 때 황토물과 황토흙이 무량사 주변과 인근 주택가 도로를 뒤덮고 큰 피해를 입힌 데 대해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부산진구 초읍동 무량사 무량스님을 비롯한 승려와 신도 등 2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부산진구청 앞 광장에 모여 ‘부산진구청 초읍원당골 한동건설아파트 건립공사 즉각 중지명령 내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목탁을 두드리고 징을 치며 2시간 동안 항의집회를 이어갔다.
집회 참석자들은 또 ‘경보사업개발(시행사)은 사찰에 장애인도 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라’, ‘무량사, 동네주민 황토흙에 파묻힐라’, ‘진구청은 초읍 한동건설아파트 보행자통행로에 배수로 설치 왜 안 하나?’, ‘정보공개 안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즉각 공개하라’ 등의 문구가 적시된 피켓 10여개를 들고 “아파트 건축승인을 취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부산진구청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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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청이 5년 6개월 전 배수로가 없는 경사각 37% 정도의 도심 주택가 내 급경사지(부산진구 초읍동 원당골)에서 지난달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까지 내린 99.5㎜의 집중호우에 공사장 아래에 위치한 무량사 뒤편 보행자 통행료와 인근 주택가 도로가 시뻘건 황토물, 황토흙 진창으로 변했다. |
집회가 계속되자 부산진구 건축과는 무량사 스님을 청사 안에서 별도로 만나 요구사항을 경청했다.
무량사측은 △즉각적인 공사중지명령 또는 건축허가 취소 △사찰 및 동네주민 폭우피해 즉각배상 △사찰 뒤편에 설치된 경사도 50%, 폭 2m, 길이 70여m 정도의 보행자 통행로와 아파트단지 부지 사이에 배수로를 설치할 것 △사찰 아래편에 위치한 경사각 40% 정도, 폭 2~2.5m, 길이 50m 정도의 보행자 통행로 확장 △사찰 아래편 보행자통행로와 아파트부지 경계지점에 배수로 설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까지 부산지역에 내린 평균 99.5㎜의 집중호우로 부산진구 초읍동 무량사와 인근 동네를 연결하는 보행자통행로가 아파트 토목공사장에서 쏟아져 내린 황토물과 진창으로 변한 황토흙 때문에 사찰진입이 한 때 막히는 등 통행이 완전마비돼 큰 피해가 발생했다.
무량사가 지난 5년여 동안 장기지연되고 있는 아파트 건설공사 때문에 큰피해를 입은 것만 3차례에 달한다.
이번 집중호우 피해 이전에도 200㎜의 집중호우가 내린 2017년 9월 11일, 210㎜의 폭우가 쏟아진 2020년 7월 23~24일 등 두 차례나 사찰 법당과 내실까지 황토물바다로 변해 피해를 입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무리하게 건축허가를 내준 관할 부산진구청은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업체편만 드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무량사 주지 무량스님은 “이곳에 아파트 건설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매년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이 되면 시주 등이 200개 정도가 걸렸는데 올해는 이삼십 개에 거쳤다”며 “특히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8일 신도 수십명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밥과 나물을 준비했는데 10명밖에 오지 않아 음식이 그대로 남아 처리가 곤란한 지경”이라며 한탄했다.
무량스님은 이어 “불자들이 많이 찾던 도심 속 사찰이 망하게 된 이 모든 상황이 무리하게 건축허가를 내준 부산진구청에 있는 만큼 이제는 죽기를 각오하고 주변 불교계의 도움을 받아 부산진구청 앞에서 모든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집회를 계속하는 수밖에 달리 길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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