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마나미 기자]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고, 예전보다 기억력이 떨어진 듯한 느낌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단순한 건망증과 치매의 전조 증상은 엄연히 다르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뇌는 본격적인 이상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서서히, 그리고 조용히 변화를 시작한다.
이 변화는 보통 두 단계를 거친다. 검사상 이상이 없지만 본인 스스로 인지 기능의 저하를 느끼는 ‘주관적 인지저하(SCD)’와 검사에서도 객관적인 저하가 확인되는 ‘경도인지장애(MCI)’다. 주관적 인지저하는 50대 후반부터 나타날 수 있는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65세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하며 75세 이상에서는 유병률이 뚜렷하게 높아진다.
가장 큰 차이는 인지기능의 저하가 MMSE와 같은 선별검사에서 객관적으로 확인되는지 여부다. 주관적 인지저하는 본인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느끼지만, 신경심리검사에서는 정상 범위로 나오는 상태다. 노화의 일부 과정일 수 있지만, 아주 초기 치매 신호일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 관찰이 중요하다.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이 평균 또래보다 객관적으로 떨어져 있음이 검사로 확인되는 상태다. 본인이나 가족이 변화를 인지하며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약속을 자주 잊는 경우가 많아진다. 경도인지장애는 매년 약 10~15% 정도가 치매로 진행된다.
세란병원 신경과 이한상 과장은 “주관적 인지저하는 주로 50대 후반부터 나타나지만, 40대에서도 스트레스, 우울, 수면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큰 병은 아니지만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본인이 강한 불안을 느끼는 경우, 60세 이상에서 기억 저하가 새로 시작됐다면 병원 방문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이한상 과장은 “경도인지장애는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최근 일에 대한 기억이 약해지는 기억성 경도인지장애(amnestic MCI)가 흔하다.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가능한 상태이지만 가족이 명확한 변화를 느끼고, 증상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반드시 신경과 평가가 필요하다”며 “경도인지장애는 고위험군이지만 치매 확정 단계는 아니다. 조기 진단 시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있으므로 생활습관과 혈관질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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