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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세계 전승원 기자] 서울시가 9월부터 운영해온 덕수궁 돌담길 ‘보행자전용거리’는 갈수록 잡화상들이 점령하다시피 하면서 도깨비시장으로 변질됐다.
시는 이 구간을 금 ㆍ토 ㆍ일요일을 '문화가 있는 거리로' 만든다면서 사회적 기업들을 하나 둘 모집하더니 이젠 아예 이들에게 돈벌이 수단으로 내줬다.
서울시는 애초 사회적 기업을 돕는 다는 취지에서 출발해 제품을 최대한 수공예제품으로 하여 판로개척을 지원한다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원래 취지는 온데 간데 찾아볼 수 없고 대량으로 제조되는 제품들을 쏟아내며 장사속만을 챙기면서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추억의 명소였던 덕수궁 돌담길은 어느새 노점상으로 채워져 황학동의 도깨비시장을 방불케 한다.
한 청년시민은 “처음엔 공예술품들이 진열되어 종종 이 곳을 찾게 되었는데 지금은 잡화거리로 변해 시장 통이 하나 생성됐다”면서 “올 겨울에 군고구마 장사를 이곳에서 하면 대박일 것”이라고 나름의 균등 기회 부여를 들고 나왔다.
또 다른 중년의 시민은 “덕수궁 돌담길은 많은 이들에게 만남과 이별이라는 ‘희노애락’의 추억의 자리로 가슴에 남아있는데 이 거리를 물건이나 파는 도깨비시장 장소로 시가 운영하고 있다니 한 숨이 절로 난다”고 씁쓸해 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덕수궁 돌담길이 갖는 시사적 의미가 퇴색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에게 이벤트를 제공하는 건 이해할 수도 있으나 (노점상) 통제가 불가능하게 변질되고 변색되어 간다면 이는 당연이 조치가 필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무자가 금ㆍ토ㆍ일 나와 관리·감독을 나올 수 없다면 애초 사업구상에서 손을 놓아야 하는데 일단 한 번 시도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사업을 접는 이러한 책임전가식의 안일한 생각이 시민들에게 이질감을 심어준다”면서 “이러한 탁상행정은 참여자와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전체 공무원들을 불신하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서울시의 주먹구구식의 행정으로 인해 오늘날 덕수궁 돌담길은 옛 모습은 허영으로 남고 노점상 거리로 변질되는 등 덕수궁 수목(壽木)의 가을은 이파리를 털어낼 운명이다.
이들의 업체 선정은 ‘덕수궁 페어샵’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이 업체는 ‘현대자동차 정몽구 재단’으로부터 2천만 원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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