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이 직접 밀고 끄는 이동식 '손수레점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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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부산 부전시장 내 북쪽 장터에서 넘버 ‘18’이라고 적힌 이동식 손수레(과일점)를 미는 박모 할머니. 사진을 찍어도 탓하지도 않고 덤덤한 표정이다. |
[로컬세계 부산=글·사진 전상후 기자]전국 최대규모의 전통시장 중 하나인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부전시장이 설날을 하루 앞두고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31일 부전시장 내 북쪽 장터에서 70대 할머니가 미는 넘버 ‘18’이라고 적힌 이동식 손수레 과일상이 눈에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휴대폰을 커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듯했다.
손수레 위에는 빛깔 좋은 밀감과 단감이 잔뜩 올려져 있다.
성함을 물어보니 “박씨~”라며 성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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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불편한 한 할머니가 야채점 손수레를 밀며 부전시장 한복판을 지나가고 있다. |
기자가 “할머니 이 무거운 손수레(미니 리어카)를 왜 힘들게 밀고 다니세요? 한켠에 서 있어도 자동으로 사람들이 사 갈 것 같은데요~ ”라고 물었다.
박씨 할머니는 “이건 이동식으로 허가받은 점포야~ 몫 좋은 곳에 가만히 서서 장사하다가 걸리면 그것으로 끝이야. 허가가 취소돼...”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이 상인회의 엄격한 규칙 아래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할머니 많이 파세요”라고 인사를 하고 부전시장의 남쪽을 향해 가다 보니, 이번엔 7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허리가 굽은 상태로 손수레를 미는 한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생업 수단인 손수레를 미는 할머니의 뒷모습에서 경이로움마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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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부산 부전시장 한복판에 위치한 삼거리에서 바라본 시장 풍경. 설날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대형 전통시장인 부전시장에는 이런 허가 받은 손수레 상인이 꽤 있으며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익이 나는 것으로 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발 디딜 틈조차 제대로 없는 전통시장에서 힘겹게 손수레를 밀며, 숭엄한 삶을 영위하는 고령의 상인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전세계에서 사기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국민은 아랑곳 없이 극단적인 '정파적 이기주의'에 매몰돼 토론회조차 제대로 열지 못하는 거대 여야 양당의 무능과 오만함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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