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후지산과 함께한 사네카와 요시노부 씨,
살아있는 전설로 우뚝
[로컬세계 = 이승민 특파원] 일본 최고봉 후지산(3,776m)이 7월 10일 후지노미야(富士宮) 루트와 고텐바(御殿場) 루트를 개통하며 본격적인 여름 등산 시즌에 들어갔다.
이날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에 위치한 후지산혼구 센겐타이샤(富士山本宮浅間大社)에서는 등산객들의 무사 산행을 기원하는 안전기원제가 열려 올여름 후지산 개산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개산과 함께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찾아온 수많은 등산객들이 정상을 향해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앞서 지난 7월 1일에는 시즈오카현 스바시리(須走) 루트와 야마나시현 요시다(吉田) 루트가 먼저 개통됐으며, 이번 후지노미야 루트와 고텐바 루트의 개방으로 후지산의 모든 등산로가 개방돼 본격적인 여름 산행이 시작됐다.
올해 개산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인물은 단연 '미스터 후지산'으로 불리는 베테랑 산악인 사네카와 요시노부(實川欣伸·83) 씨였다. 그는 이날 2,251번째 후지산 등정에 나서며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사네카와 씨는 출발에 앞서 "이번이 2,251번째 등정입니다. 올해 83세입니다. 정말 오래 기다려온 날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담담한 한마디는 후지산을 단순한 등산 대상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해 온 삶의 동반자로 여기는 그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시즈오카현 출신인 사네카와 씨는 일본에서 '미스터 후지산(ミスター富士山)'이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후지산을 꾸준히 오르며 자연을 사랑하고 안전한 등산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매년 개산일이면 누구보다 먼저 정상을 향해 오르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여름철뿐 아니라 계절을 가리지 않고 후지산을 찾으며 자신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일본 산악계에서 특별한 존경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등정 횟수가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천 차례의 산행 동안 안전 등산을 몸소 실천했고, 후지산의 기상과 자연환경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언론 인터뷰와 각종 행사에서 후지산의 아름다움과 안전한 산행의 중요성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또한 개산식과 후지산 관련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며 후지산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후지산은 해발 3,776m의 일본 최고봉으로 정상까지 왕복하는 데 일반적으로 8~12시간이 걸리는 결코 만만치 않은 산이다. 2,251회 등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수십 년 동안 거의 매주 한 차례 이상 후지산을 오른 셈이다.
특히 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꾸준히 등정을 이어간다는 사실은 뛰어난 체력은 물론 강인한 정신력과 후지산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그를 '후지산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부른다.
그에게 후지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한 삶의 터전이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후지산 개산과 함께 산기슭 지역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후지노미야 지역에서는 명물인 후지노미야 야키소바가 새로운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소스 대신 무지개송어(니지마스) 어간장을 사용한 새로운 야키소바가 선보이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미식 관광도 주목받고 있다.
후지산은 이제 단순한 등산 명소를 넘어 자연과 역사, 문화, 그리고 지역의 음식이 어우러진 종합 관광지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83세의 나이에도 2,251번째 정상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딘 사네카와 요시노부 씨의 모습은 많은 등산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그의 발자취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열정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 그리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간 정신을 상징하는 살아 있는 역사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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