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를 달기도 전에 기득권의 단맛에 취해 ‘자리 나눠먹기’라는 구태를 버젓이 자행하고
[로컬세계 = 박성 기자] 새로운 지방자치의 막을 올려야 할 제13대 목포시의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깊은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 다수당 당선자들이 21일 지역위원회 사무실에 모여 사전 의장과 위원장 자리에 대한 사전 조율 작업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민의를 대변하겠다며 고개를 숙이던 이들이, 배지를 달기도 전에 기득권의 단맛에 취해 ‘자리 나눠먹기’라는 구태를 버젓이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기초의회는 중앙정치의 축소판이 아니다. 지역 주민의 삶을 밀착해서 돌보라고 만든 민의의 전당이다.
그러나 지금 목포시의회가 보여주는 행태는 중앙정치의 오만함과 독선, 패거리 정치를 그대로 베껴온 것에 불과하다.
다수당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정함과 다양성을 짓밟고 권력을 독식하려는 모습에서, 목포의 변화를 염원했던 시민들이 느낄 실망감과 배신감은 엄중하다.
이러한 합의는 단순한 ‘정치적 조율’이 아니다. 국민주권을 위임받은 다른 동료 의원들의 정당한 의정 권한을 원천 봉쇄하는 의회 독재이자,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폭거다.
물론 정당 내부의 사전 조율 자체가 현행법을 직접적으로 위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만약 이탈표를 막기 위해 투표 방식을 담합하거나 지시하는 행위가 있다면, 이는 형법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저촉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대법원 역시 과거 다수당의 사전 담합 투표 행위에 대해 ‘의원들의 비밀선거권을 침해하고 의장 선출 직무를 방해했다’며 전·현직 의원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하려는 꼼수가 법적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법적인 처벌 여부를 떠나, 과정의 정당성을 상실한 의회는 시작부터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과를 짜 맞춘 형식적인 투표로 선출된 의장단이 어떻게 목포 시민 앞에 떳떳할 수 있겠는가. 시작부터 소통을 거부하고 기득권 수호에만 혈안이 된 세력에게 협치와 상생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에 제13대 목포시의회 다수당 당선자들에게 고한다. 중앙정치의 나쁜 버릇을 답습하는 밀실야합을 즉각 중단하고, 지방자치법이 규정한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의장단을 선출하라.
목포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첫 단추를 잘못 꿴 의회가 맞이할 결말은 시민들의 매서운 심판과 철저한 외면뿐임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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