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진실은 결코 지울 수 없습니다. 과거의 진실을 제대로 보는 작은 주춧돌이 되길 바랍니다”
종군위안부 등으로 반일 감정이 커진 가운데 일본인 교수가 평생 모은 연구자료를 한국의 한 지방도서관에 대가없이 기증해 화제다. 주인공은 일본 국립 나라여자대학 나카츠카 아키라(中塚明·83) 명예교수.
나카츠카 교수는 12일 문을 여는 전남 도립도서관 개관일에 맞춰 자신이 소장한 동아시아 근대사 연구와 관련한 자료 일체를 무상 기증했다. 기증된 자료는 전집과 총서, 학술잡지, 연구자료, 단행본 등 모두 1만5000권에 이른다.
이 중에는 일본의 조선침략과 청일전쟁 발발에 대한 진실을 파악한 양심적인 연구자료와 도서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1894년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과 앞서 1875년 ‘운양호 사건’ 등 왜곡된 역사적 사실을 100년 만에 발견된 일본 내부 비밀문서 등을 토대로 통렬하게 파해친 연구자료도 함께 인계될 예정이다.
일본의 근·현대사 위조를 비판하고 대동아 공영권을 위한 전쟁 발발과 침략적 만행에 대해 책임과 성찰을 강력히 촉구하는 자료도 여러권 기증됐다.
나카츠카 교수는 1929년 오사카 출신으로 1960년 대부터 근대 일본에 있어 ‘조선 문제의 중요성’을 자각해 청일전쟁을 비롯한 근대 한일관계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0년 이후에만 ‘근대 일본의 조선인식’ 등 3권의 책을 펴냈다.
‘1894년 경복궁을 점령하라’는 책에서는 “청일전쟁은 일본이 치밀하게 준비한 전쟁이었고 그 첫 실험이 경복궁 점령이었다”며 일본의 군국주의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나카츠카 교수는 “일본은 한국침략이 1945년 일본의 패배로 끝났음에도 70년 가까이 지나도록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기증이 결코 지울 수 없는 과거의 진실을 올바르게 바라봄으로써 우호의 새 시대를 여는 징검다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형재 기자 news34567@segye.com
- 기사입력 2012.01.13 (금) 16:16, 최종수정 2012.01.13 (금)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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