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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성 안성시장이 토론 진행을 막는 시민들의 자제를 촉구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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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세계] 안성시와 (주)하림이 추진 중인 미양면 제4산업단지 내 축산물종합가공센터(ASMC) 안성 유치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 이 드세지고 있다. 1일 안성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덴마크·핀란드 축산물가공센터 견학 결과 보고와 토론회는 하림의 ASMC 추진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고성과 항의에 막혀 뜻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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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대기업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民 “악취 등 폐해로 환경 초토화”
안성시와 하림의 ASMC 유치 토론회는 시작과 동시에 파열음이 울렸다. “들어보나마나 한 이야기니 시작하지도 말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덴마크와 핀란드 현장을 다녀온 견학단이 의견과 소감을 발표 하던 와중에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배신자’ 라며 고성과 욕설을 퍼붓고 의자를 던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하림이 안성에 유치를 추진 중인 ASMC는 도축과 1차 가공, 소분포장, 2차 가공, 저장, 물류를 일괄 처리하는 원스톱 시스템이다. 규모는 부지면적 9만909m²(약 2만7500평), 건축면적 54545m²(약 1만6500평)에 지하1층 지상2층으로 건설된다. 하루 처리량은 8시간 가동 기준으로 소 50두, 돼지 3000두, 닭 12만8000수, 오리 3만2000수며 약 2500명의 인원과 투자금액 2000억원이 들어간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황은성 안성시장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와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시민들이 반드시 알아 줬으면 한다. 선거 전 제일 중요한 공약으로 세일즈를 통한 대기업 유치를 약속했다”며 하림 ASMC의 안성 유치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황 시장은 “대기업의 유치는 안정된 고용창출과 시민복지, 인구가 유입되고 세수가 확대될 수 있는 길”이라면서도 “대다수의 시민이 원치 않을 경우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SMC사업 소개에서 민동기 하림축산 전무는 “덴마크나 핀란드보다 더 현대적인 공장을 짓겠다”면서 “세계 최고의 친환경 공장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
도축장으로 전락 VS 미래 위한 선택
그러나 주민들은 “농림수산식품부도 못하는 일을 개인 업체가 어떻게 하냐. 시작도 하지 말라”며 발표를 막고 반발했다.
이에 황 시장은 “지금 취직을 부탁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것이 현실이다. 의견을 듣고 나서 결정을 할 것이다. 지금은 결정된 것이 없으니 얘기를 먼저 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와 관련 권용일 안성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유치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면서 “시에서 먼저 타당성 조사를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강병권 시민연대 기획실장은 “안성마춤 글자가 없어진다. 안성은 도축장이 될 것이다. 안성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각을 세웠다.
경청석에 앉아 있던 한 주민은 “나무 공장에서도 폐수 냄새가 많이 난다. 단백질 유기물은 냄새를 잡기 힘들다. 약 10%만 냄새를 못 잡아도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주민들은 토론회장에서 탄원서도 배포했다. 탄원서에는 자신들을 축산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이라 밝히고 “불과 몇달 전 충남 예산지역에 발생한 AI(조류인플류엔자)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안성지역은 축산업이 가장 발달해 또다시 구제역이나 AI와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견학을 다녀와 토론자로 나서는 사람들은 주민들의 야유와 비방으로 제소리를 내지 못하고 주저앉아야 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송찬규 한국자유총연맹안성시지회 회장은 “이런 식의 토론은 안성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마녀사냥 식으로 몰지 말고 양심을 걸고 이야기하고 문제점이 나오면 해결하는 것이 안성을 위한 길”이라고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견학을 다녀온 윤세영 안성육계지부장은 “나도 처음부터 안 된다고 했다. 지금도 반대를 한다. 그러나 개념적으로 바뀌고 있다. 본 것과 안본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윤 지부장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때 토론회에 참석했던 주민 중 한명이 의자를 집어 던져 토론회장의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함께 견학을 다녀온 한 기자는 “당초 반대를 위한 명분을 찾기 위해 견학을 갔었다”면서 “전 과정이 시스템화 돼 있고 도축시설 등 모든 것이 최적화 돼 있었다. 하림이 이 시설보다 더욱 뛰어난 시설로 한다는데, 하림을 유치하지 못하면 안성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황은성 시장은 선거 공약에서 자신은 안성을 살찌우기 위해 기업 유치를 위한 세일즈맨으로 뛰어 다니겠다고 약속했다. 황 시장의 대기업 유치 첫 단추가 어떻게 끼워질지 주목된다.
로컬안성 = 이석구 기자 lsg0025@segye.com
- 기사입력 2010.11.08 (월) 11:36, 최종수정 2010.11.08 (월)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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