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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영 푸른내과 원장이 17일 인터뷰 도중 의사로서 보람 있는 일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푸른내과 최태영 원장(47)은 소탈하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으로 환자의 마음을 연다. 인상이 좋다고 해서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진료할 때는 정확한 진단과 판단으로 병을 치료해낸다.
특히 환자가 모르던 내과질환도 꼼꼼한 진단으로 밝혀내 여러 목숨을 구해 지역에서 명성이 높다.
일례로 배가 아픈 환자에게서 심각한 병을 발견한 적이 있다. 위염으로 찾아온 환자를 진단해보니 기흉이란 호흡기 질환이 나타난 것. 기흉이란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고 이로 인해 늑막강 내에 공기나 가스가 고이게 되는 것으로 발견이 늦어지면 죽을 수도 있는 병이다. 보통 배가 아파서 온 환자에게 폐까지 진찰하지 않는 걸 고려하면 최 원장을 만난 환자는 운이 좋았던 셈이다.
환자의 건강검진을 통해 증상이 없는 초기 암을 발견한 경험도 많다. 위암, 대장암 등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라서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보통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부위만 진단하는데 저는 좀 꼼꼼히 하는 편입니다. 대학병원에 입원하면 안 아프더라도 전신을 검사하는 것처럼 혈압이나 맥박 한 번 더 재보고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한 것을 주위에서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무엇보다도 권위주의적이지 않고 친절한 진단은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무기다.
“의사는 항상 환자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환자가 궁금한 것을 마음대로 질문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돼요. 마음을 열고 소통할 때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푸른내과는 소아과, 이비인후과 전문 병원으로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정된 건강검진·암검진 병원이다. 이 밖에 노인의학과, 신경과, 피부비뇨기과, 진단 검사의학과, 진단 방사선과 진료를 제공한다. 환절기인 요즘은 감기와 소화기 환자가 많다.
최 원장이 본격적으로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건 대학교 때다. 서강대 물리학과를 다니던 중 고등학교 시절 꿈꾸던 의사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진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지만 사람을 치료하는 길이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1992년 원광대에서 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서울 상계 백병원에서 수련의,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2005년까지 시화공단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5년여를 근무한 뒤 현재 병원을 개업했다.
개업 후 어려움도 많았다. 그러나 최 원장은 무슨 일을 해도 처음에는 어려운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다 보면 신뢰가 쌓인다고 웃어 넘겼다.
최 원장은 인터뷰 내내 ‘인터뷰하기에 부족한 사람’이라고 겸양했다. 의사가 병을 고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소문 좀 났다고 해서 내세울 게 없다는 이유다. 환자에게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 보람 있느냐는 우문에는 현답이 돌아왔다.
“환자에게 고맙다는 말은 바라지도 않아요. 단지 아픈 환자가 아픈 게 나았을 때, 내가 치료한 사람이 병원에 안 오고 건강할 때 그걸로 충분히 기분 좋죠”
로컬고양 = 박형재 기자 news34567@segye.com
- 기사입력 2011.06.27 (월) 09:55, 최종수정 2011.06.27 (월)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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