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수율 1%p 높여 연 100억 확보 목표… 세정 행정도 ‘체감형’ 전환
공연·관광·콘텐츠 결합한 ‘고양콘’… 새로운 세외수입 모델로 부상
“교부금만 기다리지 않는다”… 재정 체질 바꾸는 고양시의 실험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경기 고양특례시가 ‘특례시다운 재정 구조’를 만들기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방세와 교부금에 기대던 기존 재정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 스스로 돈을 만들고 순환시키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시도다. 단순한 세입 확대를 넘어 공연·관광·콘텐츠·행정 효율화를 연결한 새로운 재정 모델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고양시는 전국 특례시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재정자립도를 안고 있는 도시다. 대규모 산업단지나 기업 기반보다 주거 기능 비중이 높아 세입 구조 역시 재산세 중심에 머물러 있다. 안정성은 있지만 경기 활성화에 따른 폭발적 세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실제 올해 고양시 일반회계 세입예산은 2조8738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지방세 수입은 7918억원으로 집계됐다. 오피스텔과 공동주택 증가, 지방소득세 개선 등으로 세수는 다소 늘었지만, 도시 규모와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시는 최근 몇 년 사이 ‘숨은 세원 찾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단순 체납 징수 수준을 넘어 대규모 개발사업 시행사와 고액 감면 법인, 대도시 중과세 회피 의심 사례 등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에 나섰다. 과세 사각지대를 줄여 세입 기반 자체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고양시는 세무조사와 기획조사를 통해 135억원 규모의 탈루 세원을 추가 발굴했다. 이는 전년보다 58억원 증가한 규모다. 경기도 지방세정 운영 평가와 도세 특별징수대책 평가에서도 연이어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세정 행정의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고양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세금을 더 걷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문화와 관광, 대형 이벤트를 새로운 세외수입 구조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대표 사례가 글로벌 공연 유치 프로젝트인 ‘고양콘’이다.
시는 지난해 대형 공연 유치를 통해 약 125억원 규모의 세외수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연장 입장 수입뿐 아니라 숙박·외식·쇼핑 소비 증가가 지역 상권으로 이어졌고, 도시 브랜드 상승 효과까지 동반됐다는 평가다. 지방정부가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자주재원을 확보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는 기존 지방재정이 중앙정부 교부금과 지방세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모델로도 읽힌다. 도시의 콘텐츠 경쟁력이 결국 재정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세정 행정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고양시는 모바일 전자고지와 전자송달 확대를 통해 납부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단순히 “세금을 내라”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이 쉽게 확인하고 납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전자고지 이용률은 21.3% 수준이다. 시는 올해 이를 2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지방세 징수율은 전년보다 1%포인트 상승한 91%를 기록했고, 이를 통해 약 85억 원 규모의 추가 재원을 확보했다. 올해 역시 징수율을 추가로 높여 약 100억 원의 재원을 더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양시는 장기적으로 특례시에 걸맞은 재정특례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도시 규모가 크다”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실제 행정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특례시 재정영향 분석과 제도 개선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재정은 도시 운영의 숫자이지만, 결국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교통과 복지, 문화, 돌봄, 도시개발까지 대부분의 정책이 안정적인 재원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재정 체질 개선 역시 단순한 세입 확대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지방정부 경쟁력은 이제 단순한 예산 규모보다 ‘스스로 재원을 만드는 힘’에서 갈린다. 고양시의 실험은 특례시 시대 지방재정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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