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최근 인근 병원 검진센터에서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50대 직장인 A씨는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의료진으로부터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의심된다는 설명을 듣고 당황했다.
평소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등 소화기 질환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었던 터라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위암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에 걱정이 커졌지만 어떤 검사를 받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는 막막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은 A씨처럼 증상 없이 지내다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속쓰림이나 더부룩함이 있어도 일반적인 소화불량과 구별하기 어려워 증상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위내시경은 위 점막의 상태와 염증 유무를 눈으로 관찰하는 검사이므로 균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균의 존재 여부는 내시경 중 채취한 조직을 검사하거나 검사 약제를 복용한 뒤 숨을 불어넣어 확인하는 ‘요소호기검사’ 등으로 별도 확인한다.
다만 위산억제제나 항생제를 복용 중이면 균이 있어도 음성 결과가 나오는 ‘위음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 전에는 약제별 특성을 고려해 복용을 조절해야 한다.
약을 복용 중이라면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서식하며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이러한 염증은 위궤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감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위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이나 위 세포가 장 세포처럼 바뀌는 ‘장상피화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1994년 헬리코박터균을 위암의 1군 발암요인으로 분류했다.
다만 감염자 모두가 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적절한 관리와 치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궤양이나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제균 치료가 권고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판단이 필요하다.
치료는 위산 분비를 줄이는 약과 균을 제거하는 항생제를 함께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거 항생제 복용 이력이나 내성 여부 등에 따라 약제의 종류와 복용 기간이 달라지므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메스꺼움이나 설사 같은 가벼운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치료에 실패할 수 있으며 항생제 내성 발생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부작용이 심하다면 임의로 약을 조절하지 말고 신속히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약 복용을 마친 뒤에는 균이 완전히 제거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항생제 복용 종료 후 최소 4주가 지난 뒤 요소호기검사 등으로 제균 성공 여부를 확인한다.
균이 남아 있다면 약제 조합을 변경해 2차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제균에 성공하더라도 이미 진행된 위 점막 변화는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식습관 개선이나 건강기능식품만으로는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할 수 없다.
감염이 확인되면 의학적 치료가 우선이며, 이와 함께 짠 음식과 자극적인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가족 간 전파 가능성을 고려해 함께 식사할 때는 개인 접시를 사용하고 국이나 반찬을 개별 식기에 덜어 먹는 등 개인위생에도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울산엘리야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이한강 과장(내과 전문의)은 “헬리코박터균이 확인됐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위 점막 상태를 확인하고 제균 치료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치료 후에는 반드시 제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균에 성공하더라도 기존의 위 점막 변화가 남을 수 있어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며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이 반복된다면 헬리코박터균 감염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화기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검사를 미루지 말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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