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전경해 기자]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수백억 원을 투입해 추진한 학교급식실 환기설비 개선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추가 보완공사에 따른 혈세 낭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양숙희 강원특별자치도의원(춘천)은 2일 도정질문에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점검 결과를 근거로 “환기설비 개선사업 전반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2021년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이 산업재해로 처음 인정된 이후, 노동자 건강 보호를 위해 추진됐다. 강원도교육청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415억 원을 투입해 도내 527개교 가운데 308개교(53%)에 대해 환기설비 개선공사를 완료했다.
그러나 공사가 완료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점검 결과는 충격적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무작위로 선정한 18개교 중 13개교(72.2%)가 ‘부적정’ 판정을 받았다. 이는 전국 평균 부적정 비율인 17.9%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며, 전국 부적정 판정 사례의 약 4분의 1이 강원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잇따라 드러났다. 환기설비 공사 계약 300건 가운데 262건(87%)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으며, 특정 업체 한 곳이 전체 계약의 35%, 공사금액의 16%에 해당하는 약 80억 원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는 이번 점검에서 부적정 판정을 받은 학교 4곳의 시공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본적인 공사 관리도 부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공사 중 설계도면이 없는 경우가 34.1%, 시방서 미작성 26.9%, 성능시험성적서 미비 21.1%, 하자담보책임 서류 누락 9.1% 등으로 나타나 학교별로 제각각인 ‘주먹구구식’ 공사가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일부 현장에서는 시설 전문 행정공무원이 아닌 영양사에게 공사 발주 책임이 맡겨졌다는 제보까지 나오며 행정체계의 구조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양 의원은 “제대로 된 계약·설계·감리·검수 체계 없이 진행된 공사가 과연 정상적인 공공사업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실공사로 인해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하자보수 비용이 추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명확한 책임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급식실은 조리흄과 각종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고위험 작업환경”이라며 전수조사 실시와 시공 관리체계 강화, 제도 개선 필요성을 촉구했다.
한편 학교급식 노동자의 산업재해 문제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2025년 8월까지 전국에서 178명이 폐암 산재 승인을 받았고 이 중 15명이 사망했다. 강원도에서도 2021년과 2025년 각각 1명씩, 총 2명이 급식 현장에서 근무하다 폐암으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로컬세계 / 전경해 기자 dejavu00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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