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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그런데 중요한 것은 씨름이라는 스포츠는 샅바를 어떻게 잡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는 것이고, 현 정부와 차기 정부는 씨름처럼 샅바싸움을 해서 누가 이기고 지고를 가릴 문제가 아니다. 비록 당이 다르고 지향하는 정치 이념이 다를지라도 정말 백성들을 위해서 정치를 했고, 또 할 거라면, 지난날 잘 못 된 것은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잘한 것은 계승하여 일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저러고 있으니 백성들 보기에는 서로 자신들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서 그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에 얼마나 많은 흑막이 있기에, 만남 4시간 전에 빠개지자 모든 양해 사항을 공개한다고 으름장 비슷하게 놓고, 하려면 해보라는 식으로 받아치는 것을 보면 백성들 모르게 무언가 상당한 것이 오가는 것 같다. 도대체가 믿을 수 없다는 생각만 들고 정말 저들이 정권을 어떻게 여기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
어느 정부를 불문하고, 백성들이 정권을 넘겨준 것은 그 집단을 선택하여 이권을 넘겨준 것이 아니라, 백성들의 뜻을 받들라고 의무를 이양해 준 것이다. 백성들 세금으로 나라 살림을 꾸려나갈 권력을 넘겨준 것이다.
그런 의무는 선택받는 순간 잊는 것이 정치인들의 생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대체가 백성들 앞에 투명하지를 못한 것 같아서 영 찝찝하다.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해 놓고는 자신의 측근이나 특정 계층을 위해 정치하는 꼴을 많이 보아온 백성들이다.
물론 그들도 백성 중 하나라 그리했다고 우기면 할 말이 없을 것 같지만, 그건 기본 소양이 부족해서 저지른 짓이기에, 그 자신이나 가족 중 하나가 빵에 가거나 해외로 망명하거나 심지어는 죽음으로 때워야 했다.
샅바싸움 하는 와중에 당선인 측은 청와대를 접고 국방부로 집무실을 이전한다는데 그 이유가 석연치 않다. 업무 효율성 때문이라면 지금의 청와대를 리모델링 하는 등의 방법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아닌가 보다.
청와대를 백성들의 산책로로 돌려주겠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치권이 언제부터 백성들을 먼저 생각했는지 도대체가 이해되지를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로 안 가고 국방부로 간다고 하자, 그럼 현 정권이 그대로 청와대를 쓰겠다는, 지나가는 개가 웃을 말까지 한다.
백성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던 청와대를 개인재산으로 착각하여 이제껏 그 안에서 그리 살았던 것은 아닌지 실로 가관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청와대를 거친 역대 대통령이 끝이 좋지 않은 이유가 풍수지리에 의해 그리된 것이라는 설 때문에 청와대를 기피하고 국방부를 고집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거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통령들이 저지른 업보는 청와대 터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제 욕심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니 벌어진 결과일 뿐이다. 게다가 현 정부는 안보의 공백이 생긴다고 하는데 인수하는 팀은 절대 아니라고 한다. 누구 말이 맞는지 도대체가 믿음이 안 가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에 살다 보니, 청와대로 가기 싫더라도 굳이 국방부를 접수할 것이 아니라, 일단은 청와대로 간 후에 선 매각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새로운 집무실을 짓고 이사 가면 그때 청와대를 넘겨주기로 하고 돈은 먼저 받는 것을 선 매각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그 돈으로, 우리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 미군부대 부지 중에서 양지 바르고 풍수지리 좋다는 곳을 골라 새로 짓고 입주하는 거다. 정권 앞이라면 돈이 술술 나오던 재벌들이 매입해 주면 그 돈으로 새로 짓고 이사 가면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정말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절대로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지도 두고 볼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백성들은 코로나19로 정말 힘든데 정치권이 하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더 힘들다. 인구 3억의 미국에서 확진자 80만이 나올 때 K 방역을 부르짖던 인구 5천만의 대한민국에서 60만 확진자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방역의 기준은 물론 방역이라는 글자가 있기나 한 것인지 궁금하다. 그럴 거면 그동안 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게 했는지 묻고 싶다. 솔직히 높은 분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엎드러진 김에 쉬어 간다고 며칠 쉬는 셈 치면 될 수 있다.
그러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백성들은 격리되는 그 순간 아찔한 것이다. 오죽하면 풍수지리 같은 것은 아예 믿지도 않는 필자가 풍수 운운하면서 초라하면서도 부끄럽기만 한 제안을 다 내놓는지 백성들은 이해해 주리라 믿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이럴 때일수록 백성들은 냉철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정당이나 인물이 하는 일은 틀려도 봐주고 싫어하는 정당이나 인물이 하는 일은 맞아도 반대하는 식으로 정치권을 대하다가는, 그들이 자신들의 세를 불리기 위해서 벌이는 편 가르기 놀음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인물이나 정당이 아니라 중요한 사건 하나하나의 옳고 그름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하는 이들이 백성 무서운 줄 알게 되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정치인도 사람인데 개인적인 영달을 추구하는 마음을 버리라고 한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다만 백성들을 위한 마음이 먼저인지 자신의 영예를 위한 마음이 먼저인지가 중요한 것이고, 백성들이 냉철하게 판단해서 지지 여부를 드러낼 때, 정치인이 자신보다 백성들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옛말에 일 못 하는 놈이 연장 탓한다고 했다. 연장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다. 따라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연장을 탓하기 전에 그 연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먼저 연구한다는 선조들의 지혜를 잘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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