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세계 = 박상진 기자]지난 3일, 단군기원 4358년 개천절을 맞아 제36회 태백산 천제가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성대히 봉행됐다.
태백문화원이 주관한 이번 천제는 태백산 정상 해발 1,567m 천제단에서 진행되었으며, 수십 명의 인력이 이틀에 걸쳐 제례 물품을 운반하고 제례를 준비해 전통을 이어갔다.
천제 하루 전인 2일에는 맑은 날씨 속에 웃음꽃이 피었지만, 당일인 3일은 강한 바람과 굵은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다. 하지만 28기의 기수가 깃발을 바람 속에 휘날리며 행렬을 이끌었고, 예정대로 천제가 올려졌다.

올해 천제는 국민참여형 행사로서도 의미가 깊었다. 2022년부터 진행해 온 ‘태백산 천제 국민행렬’에는 역대 최다인 200명이 참여했다. 부산 해운대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 중에는 일본인 여성, 77세 어르신, 10세 초등학생 등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함께했고, 3대가 함께한 가족도 있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일성왕’을 선발해 국민행렬을 상징적으로 이끌었다. 이는 서기 138년 신라 일성왕이 북악(태백산)에서 천제를 올렸던 역사에 착안해 기획된 체험형 퍼포먼스로, 서울 거주 32세 이규현 씨가 초대 일성왕으로 선발되어 왕비와 함께 천제에 올랐다.

천제 이후에는 태백산 정상에서 산상음악회가 열렸다. ‘1,567m를 올라야만 노래할 수 있는 무대’에서 5팀의 출연진이 가을 태백산과 개천절의 의미를 담은 노래를 합창했으며, 이날은 특히 ‘태백산 천제 노래’가 처음으로 공식 무대에서 선보여졌다.
태백문화원 관계자는 “비바람도 하늘에 올리는 제사를 막을 수 없었다”며, “하늘과 인간을 잇는 전통문화가 국민들과 함께 이어져 가고 있음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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