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회장,양산에 이어 부산 북구에도 소형 공공아파트 100가구 건립 천명
코로나 방역패스 시행, 정원의 절반만 실내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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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원 부산북구체육회장이 지난 5일 오후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자전 에세이 ‘따뜻한 북구 사람 36.5℃, 오태원의 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로컬세계 부산=글·사진 김의준·전상후 기자]지난 5일 오후 1시쯤 부산 북구 북구문화예술회관(옛 빙상센터) 1층 로비. 부산 북구체육회 오태원(62·㈜계담종합건설 대표) 회장이 직접 쓴 자전 에세이 ‘따뜻한 북구 사람 36.5℃, 오태원의 힘’ 출판기념회에 초대받은 인사와 지역주민이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었다.
출판기념행사는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지만, 실내행사장에 마련된 거리두기용 좌석 170석(정원 350석)은 이미 꽉 찬 상태였다.
첫 인쇄본 1만권은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이날 낮 12시쯤 로비에 도착했으나 20여분 만에 동났다. 행사장 방문객들은 오 회장과 주먹악수와 인사말만 나눈 뒤 건물 외부 광장에 임시로 마련된 가설행사장으로 밀려났다.
이 시간 북구문화예술회관이 위치한 덕천2동 일대는 수천대의 차량 때문에 도로와 골목길이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참석자들은 수백m 떨어진 주택가에 주차한 뒤 도보로 행사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1959년 경남 양산 물금읍에서 극도로 가난한 빈농의 차남으로 태어난 오 회장은 자신의 첫 번째 저서인 ‘따뜻한 북구 사람 36.5℃, 오태원의 힘’ 출판기념회에서 어린 시절의 고난을 극복하고 ‘국내 최초 기술 3관왕(건축사, 건설안전기술사, 토목시공기술사)’에 오른 뒤 종합건설회사를 설립해 놀라운 성공을 거둔 과정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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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원 부산북구체육회장의 자전 에세이 ‘따뜻한 북구 사람 36.5℃, 오태원의 힘’ 책 표지. |
그는 이어 경제적 성공을 이룬 뒤 지난해 12월 고향 양산시에 100억원 상당의 소형 공공주택 100여세대를 기부하게 된 동기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제2의 고향인 ‘부산 북구’의 발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지난날의 삶을 회고했다.
출판기념회는 오후 2시부터 저자와의 만남 및 식전 축하공연이 시작되었고, 오후 2시30분부터 마련된 영상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내빈 축사 및 저자 소개, 객석과의 인사, 사인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도읍(국민의힘, 북강서을) 국회의원, 박민식(국민의힘 북강서갑 당협위원장) 전 국회의원의 축사에 이어 40년 넘는 지역의료 활동으로 ‘북구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박홍근 구포성심병원 이사장의 축사, 절친인 라이온스 부산시지부 배중효 전 총재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후 마이크를 넘겨받은 구포시장 내 계단상회 대표 노영대씨는 “저도 노점에서부터 시작해 힘들게 모은 재산 중 일부를 ‘따뜻한 북구’를 위해 기부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기부계획이 발표되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뒤이어 무대로 올라온 박 성심병원 이사장은 “오태원 회장이 지난해 태어난 고향인 양산에 공공아파트 100세대라는 놀랄 만큼 큰 기부를 해서 ‘역시 오태원답다’라고 생각했었는데, 향후 우리 북구에 같은 수준의 공공아파트 100세대를 짓는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뿐”이라며 “저도 공공아파트에 가전제품 몇대라고 기부하고픈 마음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오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부하는 게 세상에 알려져서 사실은 조금 조심스럽기도 했다”며 “오늘 출판기념회석상에서 지역의 상공인들이 기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주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이어 “기부바이러스에 감염돼 기부에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전국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길 고대한다”며 “공생, 공영의 마음으로 제가 한 발 앞서 깃발을 든 따뜻한 기부문화가 부산·경남일대 지역사회 곳곳에 선한 영향력으로 더욱 폭넓게 전개되길 희망한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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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국민의힘 북강서갑 당협위원장) 전 국회의원이 지난 5일 오후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오태원 부산북구체육회장의 자전 에세이 ‘따뜻한 북구 사람 36.5℃, 오태원의 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그는 끝으로 “지금 제가 기부 DNA를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며 “아버지는 우리 네 남매가 어릴 때부터 항상 ‘남을 도와야 자기가 잘 된다’라고 하는 말씀을 자주 해 주셨는데, 그런 말씀의 토대 위에서 저 또한 사업이 극한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변의 도움으로 일어선 적이 많기 때문에 나름의 통 큰 기부를 하는 결단력이 자연스럽게 생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출간된 자전 에세이 ‘따뜻한 북구 사람 36.5℃, 오태원의 힘’은
▲제1부 ‘시골소년 오태원, 세상 밖으로’ 에서
양산 물금에서 지게를 지고 쇠꼴을 베러 다녔던 시골소년 오태원의 모습을 바탕으로 부산 구포로 유학을 오며 터를 잡기 시작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어 초·중·고 시절 내내 죽으라 운동만 하던 오 회장이 공고 2학년 시절 우연히 듣게 된 건축물 설계하는 분야인 ‘건축수업’이 인생의 거대한 전환점이 된 부분이 눈길을 끈다.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내던 그가 이 때부터 무작정 ‘공부라는 것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뒤 학업에 몰두해 전교 1등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기술돼 있다.
담임 선생이 전교 1등을 발표하는 순간 친구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는 대목에선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제2부 ‘누구도 가지 않은 길, 내가 걸어온 길’에서는 죽기 살기로 치열하게 살아온 건축가 오태원의 삶이 녹아있다.
부산지역 모 건설회사 현장소장으로 취업해 근무하던 중 화재 진압과정에서 물속에 빠진 전선에 감전돼 죽을뻔한 ‘죽음의 고비’를 넘긴 순간, 마침내 종합건설회사를 설립하게 된 과정도 이 단락에 기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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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원 부산북구체육회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지난 5일 북구문화예술회관 실내행사장에 입장한 참석자들의 모습. |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앞에 모두 숨직이고 있을 때 오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내 사업을 두 단계 정도 도약시킬 기회’라고 판단했다.
사색이 된 아내와 친인척,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택지 400평에 빌라 7개동을 1년여 만에 완공한 뒤, 다섯 달 만에 완판에 성공, 엄청난 이윤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종합건설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는 대목에서 그의 사업가로서의 신념과 판단력을 엿보게 한다.
당시 오 회장은 땅은 이전에 사 둔 것이었지만 금융기관과 사채시장 어디에서도 공사비를 빌리기가 여의치 않자 고향 아버지에게 부탁해 양산지역에서 연리 24%에 달하는 고리의 선이자를 미리 떼는 조건으로 건축비를 조달한 불안하고 숨가빴던 순간들을 담담하게 피력한다.
▲제3부 ‘끝나지 않은 꿈, 다시 출발선에 서다’에서는
자만심에 빠져 빚을 있는 대로 끌어다가 빌라 150가구를 신축했다가 한 채도 팔리지 않아 큰 부채 더미에 올라앉았다가 사업차 알게 된 한 형님의 수억원 규모의 무담보·무기한·무이자 지원으로 재기에 성공한 과정이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북구의 짠돌이 사장’으로 소문난 이 건축업자가 자진해서 오 회장에게 당시로는 거액을 계약서 한 장 없이 빌려줬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역 건축·건설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오 회장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잘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제3부 뒤편에서는 50여년 삶의 터전이자 '진정한 고향'인 북구에 대한 오 회장의 애정 어린 생각이 담겨 있다.
오는 6월 북구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그가 꿈 꾸는 ‘북구의 방향’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수록돼 있다.
한편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북구문화예술회관 1·2층 실내공연장이 모두 만석이 됐으며 특별히 마련한 야외행사장에 각계각층의 인사와 지역주민 3000여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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