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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 해인사 공덕탑과 비석거리 위에 위치한 영지 풍경. 영지는 그림자 연못이라는 뜻으로 한때 가야산 정상 칠불봉과 능선이 그대로 비췄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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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가 위치해 있는 가야산은 선현의 지혜가 자연 속에 숨 쉬는 곳이다.
가야산에는 해인사를 비롯한 크고 작은 15개의 암자가 들어서 있다. 가야산은 예부터 산이 반이요, 절이 반이라 표현될 만큼 사찰과 암자가 많은 곳이다. 유명한 고승들이 끊임없이 찾아든 산이다. 신라시대 최고의 학자이자 천재로 뽑히는 고운 최치원이 말년을 보낸 곳으로도 유명하다. 해인사를 중심으로 15개의 암자에는 국보 32호 팔만대장경, 국보52호 장경판전, 국보 266호 청량사 삼층석탑 등 국보 3점을 비롯한 다양한 보물과 국가지정 문화재들이 즐비하다.
또한 가야산은 20개 국립공원 중 하나로 영지와 홍류동 계곡 등 절경들이 산 곳곳에 위치해 있어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해인사 길상탑을 지나면 공덕탑과 비석거리 바로 위에는 영지라는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은 한때 가야산 정상 칠불봉과 상왕봉 능선이 그대로 비춰져 영지라는 이름이 유래됐다.
일설에는 김수로왕에게 시집온 허황후가 가야산 칠불봉으로 출가한 일곱 번째 왕자를 만나고자 했으나 만날 수 없게 되자 왕자가 수행하고 있는 산봉우리 그림자가 비치는 이 연못에서 왕자의 그림자만 보고 그리움을 달랬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해인사 비림은 해인사에 주석했던 역대고승의 비와 탑을 모신 곳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법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성철 큰 스님의 사리탑도 이곳에 있다. 성철 스님외에도 자운 대율사, 혜암 대종사 등의 사리탑과 비 등이 모여 있다.
해인사 서쪽 진입로 계곡에는 수백년 전부터 설치돼 있는 외나무 다리가 있다. 예부터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말이나 가마에서 내려 경건하게 예를 갖춘 곳이다.
해인사가 위치한 가야산에는 최치원 선생과 관련된 유적들이 남아있다. 학사대는 최치원 선생이 가야산에 은거한 이후 해인사 경내에 식목한 전나무가 천년을 이어온 자리이다. 전설에는 선생이 짚고 다니던 전나무 지팡이를 거꾸로 심었기 때문에 나뭇가지가 처진다고 전해온다.
농산정은 최치원 선생이 수행하던 정자이다. 이 정자는 ‘세속의 시비소리 막으려 흐르는 물로 산을 감싸네’라는 시구에서 유래했다. 농산정의 건립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922년 해체해서 원래대로 다시 지은 것을 1936년 보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인사 마당에는 네모진 큰 미로 찾기 형상인 해인도가 그려져 있다. 신라 의상대사가 창안한 도안으로 이 해인도를 따라 법성계를 외우며 지나가면 진리를 알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
해인사 인근 암자들도 천년고찰의 일원으로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신라시대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량사는 통일신라 양식으로 보이는 여래좌상과 국보 제266호 삼층석탑, 보물 제253호 석등 등 천년고찰의 향기를 전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용탑선원은 근대 한국불교의 큰 스님이자 독립운동 33인 가운데 한 분인 백용성 스님이 주석한 암자이다. 이곳에는 백용성 스님의 비와 탑, 기도 터가 남아 있다.
사명대사가 만년에 머물다 열반한 홍제암도 유명하다. 이곳은 사명대사가 열반 후 나라에서 ‘홍제존자’라는 시호를 내렸기에 ‘홍제암’이라 지어졌다. 법당이 보물 제1300호, 사명대사 탑비는 보물 1301호로 지정된 만큼 역사적 가치도 뛰어나다. 경내에는 사명대사와 그의 스승인 서산대사의 영정을 모신 표충사가 있다.
길상암에는 스리랑카에서 들여온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는 적멸보궁 기도처가 있다. 특히 길상암은 홍류동 제5곡인 낙화암 위에 위치해 있어 그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대율사 일타스님이 주석했던 암자인 지족암은 올라가는 오솔길이 아름답다. 육각정 다실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가야산 일절로 꼽힌다. 희랑대는 고려 태조 왕건의 국사가 된 희랑스님의 수도처로 유명하다. 이곳은 금강산의 보덕불과 비견될 벼랑에 세워진 암자로 독성 나반존자 기도처이다.
뉴스룸 = 라안일 기자 raanil@segye.com
- 기사입력 2011.09.23 (금) 10:26, 최종수정 2011.09.23 (금)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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