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
이승민
소금물에 절여진 배추들이
숨을 죽이며 하룻밤을 건너간 자리
결마다 스며든 아내의 손길이
쌀쌀한 가을바람을 따스히 품어 안는다
여름볕에 잘 말려둔 붉은 고추를 갈아
마늘과 생강, 젓갈을 어우르고
고운 정성 다져 넣으면
온 세상의 가을이 같이 물든다
켜켜이 속을 채워 넣는 손길마다
겨울을 이겨낼 마음이 얹히고
항아리 속에서 익어 갈
시간의 깊이를 그리며
하얗고 고운 눈꽃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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