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컬리너리랩’ 첫 F&B 혁신 프로젝트… 미쉐린 3성 강민구 셰프 자문 ‘새라새’ 신메뉴 전개
-봄 절정기 ‘두릅’의 재발견, 동물복지·해양관리협의회 인증·토종 식재료로 완성한 지속가능한 미식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파라디소 새라새 신규 디너 코스 ‘라온’. 파라다이스 제공
[로컬세계 = 지차수 기자] 연둣빛 두릅이 보리새우와 만나 바삭하게 몸을 일으킨다. 한 입 베어 물면 쌉싸름한 봄 향기 뒤로 보리새우의 고소함과 쌀강정의 바삭한 식감이 이어진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 내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새라새(SERASE)’가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선보이는 봄의 성찬 중 백미로 꼽히는 ‘두릅 보리새우 전’의 모습이다. ‘새롭고도 새롭다’는 레스토랑의 순우리말 이름처럼, 이번 봄 신메뉴는 한식의 전통적 식재료와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식이다.
특히, 이번에는 파라다이스의 식음 R&D 센터 ‘컬리너리랩 바이 파라다이스’의 컨설턴트이자, 지난 5일 2년 연속 미쉐린 3스타를 획득한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가 본격적으로 자문에 참여한 첫 번째 식음 혁신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미식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새라새 신메뉴는 이러한 협업의 결과물이다. 강민구 셰프는 메뉴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며 전통 장류와 제철 식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컨템포러리 한식’의 정수를 이식했다.
절정에 다다른 봄 산채의 생명력을 식탁 위로
이번에 선보인 런치와 디너 코스의 테마는 ‘찰나의 순간’이다.
새라새는 긴 겨울이 끝나고 스치듯 지나가는 봄, 식재료의 풍미가 정점에 이른 순간을 잡아내 접시에 담았다. 각 식재료가 본연의 맛을 뽐내는 시기는 지극히 짧다. 실제로 두릅은 4월 초순부터 5월 중순까지, 쭈꾸미는 3월에서 4월까지가 최적이다. 새라새는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생명력이 극에 달한 짧은 순간을 낚아챘다.
이번 신메뉴 라인업 중 으뜸은 ‘두릅 보리새우 전’이다. 두릅은 3월부터 5월 사이가 가장 부드러운 대표적인 봄 산채로, 그 중 참두릅을 사용해 향과 식감을 살렸다. 여기에 쌀강정을 곁들여 바삭한 식감을 더해 전통 전의 형태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했다.
런치는 5코스와 7코스 두 가지 구성으로 마련했다. 각 런치 코스는 제철을 맞아 통통하게 살이 오른 쭈꾸미를 활용한 봄나물 냉채와 부드러운 오겹살에 가리비와 김치를 더한 삼합으로 시작한다. 7코스 선택 시에는 대표 메뉴인 ‘두릅 보리새우 전’과 담백한 ‘게 굴림만두’가 추가되어 한층 풍성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봄나물 반상과 당귀 떡갈비’는 봄 산채의 생명력을 식탁 위에 고스란히 옮겨 놓으며, 금귤 패션 콩포트와 민트 무스, 전통차와 다과로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디너는 7코스와 9코스로 구성해 깊이를 더했다. 디너 코스에서는 공통적으로 부드러운 ‘전복 계란찜’이 제공되며 한식의 정수인 ‘한우 채끝 양념구이와 냉면 반상’이 메인으로 자리 잡는다. 가장 풍성한 9코스에는 민물장어를 활용한 ‘봄 맞이 전채’와 된장·유자에 재워 풍미를 살린 ‘은대구 찜’이 더해져 미식의 향연을 완성한다. 식사의 끝에는 쑥향 아이스크림과 호두 무스를 내어 입안 가득 봄의 정취를 각인시킨다.
가치 있는 한 끼, 지속가능한 GREEN 미식 식문화 선도
한편, 새라새의 변화는 단순히 맛에만 머물지 않고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선도하는 방향으로 확장했다. 2020년부터 도입된 미쉐린 가이드 ‘그린 스타’가 지향하는 지속가능성을 새롭게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새로 구성된 조식 메뉴에 사용되는 달걀은 일반 식재료보다 3~4배 고가인 동물복지 유정란을 고집한다. 또한, 명란 비빔밥에 들어가는 명란은 과도한 어획을 지양하는 국제 MSC(해양관리협의회) 인증을 획득한 ‘덕화명란’을 사용한다.
새라새는 생산지와 식탁의 거리를 줄여 탄소 배출을 낮추는 ‘푸드 마일리지’ 저감에도 힘쏟고 있다.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식재료를 우선 선택함으로써 가장 신선하고 진정성 있는 맛을 구현한다.
‘미식 수도’ 서울 넘어 인천으로… 파라다이스가 그려낸 한식의 미래
올해 3월 발표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을 통해 한국 미식 시장의 지형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서울에 집중됐던 미식 생태계가 부산으로까지 확장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지역 미식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부산에는 새롭게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이 추가되며 총 4곳의 스타 레스토랑을 갖추게 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는 한국 미식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미쉐린 3스타 강민구, 에릭 프라 셰프 등 국내외 거물과 갈라 디너를 개최하며 미식 지평을 넓혀온 파라다이스시티는 이제 인천을 새로운 미식 허브로 성장시키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파라다이스그룹은 강민구 셰프가 총괄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F&B 연구개발 센터 ‘컬리너리랩 바이 파라다이스’를 통해 한식 파인다이닝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연구와 교육, 메뉴 개발을 아우르는 미식 플랫폼 구축을 통해 식음업장의 수준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미식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토종 식재료의 부활, 새라새 진선주 셰프의 사명감
새라새를 이끄는 진선주 셰프는 사라져가는 우리 토종 식재료를 지키는 ‘전통의 파수꾼’ 역할을 자처한다.
그는 사라져버린 토종벼를 복원하여 농사를 짓는 생산자의 쌀을 사용하고, 흔한 적두팥 대신 예팥과 재팥을 요리에 활용한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앞세운 농업 구조 속에서 밀려난 토종 종자를 다시 식탁 위로 끌어올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식문화의 맥을 다시 잇고 한국 미식의 근간을 재정의하는 시도다.
진 셰프는 “토종 식재료를 활용해 손님들에게 선보이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높아지고, 이는 생산량 증대로 이어져 미식의 선택 폭을 넓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며 “이것이 바로 한국 미식의 세계화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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