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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호 디자이너 © 로컬세계 |
[로컬세계 전승원 기자] 서울시 중구 약수동 언덕배기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Jayho’ 제이호를 찾아 디자이너 이재호의 세계를 들어봤다.
- 제이호 개인브랜드 론칭 계기는?
(아웃도어 디자이너가 남성복 디자이너로 전환한 이유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디자인을 했고, 디자인이 재밌다고 느꼈던 때도 그때이다. 하지만 시즌마다 영감을 받고 표현하는 방식이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컬렉션을 발표하는 것이 내가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웃도어가 아닌 남성복을 선택한 것은 남자들의 일생을 모두 다루고 싶었다. 그러면 아웃도어라는 울타리에 갇히지 말고 더 큰 범위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는 여성의 일생까지로 확장중이다.
- 제이호 만이 가진 특징이나 강점은?
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Function, Recombination, Creative 이 세가지다. 절개나 디테일이 단순하게 예뻐서 넣는 다기 보다는 인체에서 흡수되기 쉬운 fit을 위해 사용 되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Function이다. 시즌마다 만들어지는 컨셉에 맞춰 각자의 역할을 바꿔보는 해체와 재조합, 재결합으로 앞여밈이 가지는 역할을 뒤로 보내는 것 등등 소비자가 입으면서 찾아가는 새로운 착장법을 제안하는 creative이다.
즉, 여러가지 착장이 가능한 트랜스폼룩을 제안한다.(기능성과 디자이너의 재치가 담긴 트렌스폼룩=재트룩) 기존의 제트룩을 좀 새롭게 해석해봤다.
- 옴데스프릿=재치있는 사람이란 무엇인가?
‘WIT’입니다. ‘Homme D’esprit’(남성복) - ‘재치 있는 사람’, ‘jeu D’esprit’(여성복) - ‘기발한 문구’란 뜻으로 jayho의 디자인 모티브다.
내가 생각하는 ‘위트’란 기존의 우리가 가진 가치관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약간의 꼬임을 주어 새롭게 또는 신선하게 보여 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WIT’라는 단어 아래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총동원해서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것이 jayho의 컬렉션 철학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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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길을 컨셉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들© 로컬세계 |
- 디자인 할 때 가장 즐거운 단계는 언제인가?
영감은 얻는 순간, 찰나다. 순간순간 비춰지는 모든 상황이 나를 자극한다. 그 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더욱 좋다. 예를 들면 빨리 달리는 차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것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건축물, 입는 방법이나 그림자에 따라 바뀌는 실루엣 같은 것들, 그 순간 스쳐 지나가는 모든 찰나를 기억나는 대로 스케치해 놓는다. 그 때 그려진 스케치는 후에 나의 상상력이 더해져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가끔 핸드폰 사진으로 찍어 놓기도 하지만 사진은 내 기억을 너무 정확하게 만들어 상상력을 더 이상 자극하기 않기 때문에 스케치를 선호한다.
그리고 그 동안 모은 그림이나 사진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저의 컬렉션의 스토리가 되고 쇼를 이루는 배경이 된다.
- 기존의 아웃도어 디자이너로서 배운 소재나 기능성을 일반 남성복과 어떻게 믹싱 하는가?
아웃도어에서 오는 디테일이나 절개는 꼭 이유가 있는데 이는 심각하게 말하면 사람의 생명 연관 되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기능적인 면이다. 그런 측면에서 jayho 옷에도 이유가 담겨있는 그런 옷을 만들기 위해 아웃도어의 기능적인 면을 재해석해서 사용한다. 스포츠의 소재에서 오는 저중량, 코팅이나 본딩처리 등의 개념, 또는 지퍼를 이용한 탈부착이나 다양한 여밈등과 같은 기능적인 면만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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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호 디자이너(가운데)가 모델들에게 이미지 워킹섹션을 설명하고 있다. © 로컬세계 |
- 일명 트랜스포머룩 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추구하는 이유?
아웃도어는 환경이나 날씨에 영향을 최소한으로 견디기 위해 소재, 패턴, 디테일 등으로 움직임을 만들어간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탈부착이 가능 한다 던지 여러 형태로 착용이 가능한 모습으로 제작되게 되는데, 나는 이를 적용해서 T.P.O.에 맞게 수시로 변화가 가능한 컬렉션을 완성해 보고 싶었다. 이는 디자인 할 때 가장 즐겁게 디자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내가 누구보다 이런 부분을 제일 잘 할 수 있기도 하다. 현재는 하이패션에 맞게 진화중이다.
- 소비자들이 본인의 창작물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원하는가?
'예쁘다’ 보단 ‘입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 요즘도 디자인을 할 때 남들보다 좀 더 색다른 옷을 만들어야 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이 짙어질수록 오류에 빠진다. 그래서 현재는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실질적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창작물로 변화를 꾸민다.
- 사실 쇼에서 모델들이 보여주는 의상은 실생활에서 일반인들이 입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법도 한데, 쇼를 통해 소비자들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메릴스트립이 두개의 밸트차이를 설명하는 신이 있는데, 당신이 지금 입고 있는 패션은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앞선 생각이 시간을 지나 유행으로 자리를 잡는 과정중의 마지막 단계이다. 디자이너들의 컬렉션 중엔 당장 입을 수 없는 옷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입지 못하는 건 아니다. 디자이너의 새로운 시도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새롭게 시도하길 바란다. 시간이 흐르면 당신이 패션리더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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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컬렉션 성공을 위한 모델들과 화이팅 하는 모습 © 로컬세계 |
- 2015 s/s서울 패션위크에서 보여줄 컨셉은 무엇인가?
'골목(틈)' 부재 - 만남과 이별 그리고 기다림 (희로애락). 스토리는 화려한 도시의 건물 사이사이 골목 안의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 (벌어진 틈을 이용 - 디테일). 공간적 배경은 파리, 건축물, 도로 위 표시물들이고 (모티브, 컬러). 시간적 배경은 그리스시대의 이오니아식 의복형태로 바람에 부풀고 틈으로 겹쳐진 레이어드 형태이다.(실루엣)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저는 jayho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브랜드에서 디자인과 디렉팅 등 다양한 활동 중이다. 새로운 디자인을 위한 생계적 측면에서 나의 재능과 기업의 재정을 교환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과 상생을 꿈꾼다. 해외진출뿐 아니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국내에서도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인터뷰가 갈무리로 접어들면서 42살의 청년 이재호 디자이너는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앞으로 jayho의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라고 배웅 인사도 빼먹지 않았다. 서울컬렉션이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어 꿈에 한 발짝 다가서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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