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 작위와 무작위, 그리고 시간과 변화의 개념을 탐구하고자 한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안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깊은 역사와 의미가 숨겨져 있다. 나는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와 침묵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다시금 성찰하며, 우리가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나의 작업은 객관적인 관점보다는 주관적인 시선에 집중한다. 자연을 단순한 배경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 속에서 시간성과 고찰을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자연이 품고 있는 질서와 무질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조화로운 변화는 작품 속에서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자연의 소리와 침묵을 중요한 요소로 삼는다. 자연의 소리는 때때로 강렬하지만, 침묵 속에서 더 큰 울림으로 전해지곤 한다. 침묵은 단순한 정적이 아니라, 더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우리는 그 안에서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것들이 오히려 더욱 풍부한 가치를 지닌다고 믿으며, 작품을 통해 이러한 나의 주관적 신념을 색채로 표현 전달하고자 한다.
지리산의 웅장한 산세와 겹겹이 쌓인 산 능선 사이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을 가까운 전경은, 짙은 갈색과 녹색등 선명하고 채도가 높은 색을, 반면, 멀리 보이는 산과 하늘은 나이프를 사용 옅은 푸른색으로 흐릿하게 색면대비로 거리감을 강조한다.
자연 속에서 인위적인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순수함과 고요함이다. 나는 자연의 변화 속에서 인간이 배울 수 있는 순응의 지혜를 발견하며, 그 안에서 삶의 본질을 찾는다. 자연을 관찰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단순히 풍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가진 시간성과 존재의 의미를 철학적인 색채로 표현하는데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화면 속에 구현된 공기원근법 표현은 물리적 거리를 넘어 마음의 거리를 조절하는 심리적 기표이며, 자연의 이치와 그 안에 내재된 깊은 관조를 담아내는 작업이다. 관람객은 그 깊이감을 따라 걷는 동안 각자의 내면에 숨겨진 근원적인 고요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자연이 그러하듯 내 작업 또한 멈추어 있지 않고 매 순간 변화하며, 그 안에서 발견한 순응의 지혜가 화폭을 넘어 감상자의 삶 속에서도 부드러운 물결처럼 번져나가길 소망한다. 이는 곧 내가 자연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들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고요한 여정이다.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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